규탄 한다면서… 9·19 합의 위반 아니라는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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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실종 공무원 피살사건

"인도주의에는 반하는 행동"

책임자 문책·재발방지 촉구

브리핑 하는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연합뉴스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가 24일 "북한군의 이런 행위는 국제 규범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강력규탄하고,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 문책, 사과 및 재발방지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지난 2018년 북한과 상호 일체 적대적 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9·19 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보았다. 청와대의 이 같은 시각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군이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고 저항 의사도 없는 우리 국민을 총격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우리 정부는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서 차장은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그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한편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며 "아울러 반인륜적 행위 사과하고 이런 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서해 5도를 비롯한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국민들의 안전한 활동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북한의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살사건의 진행 경과와 청와대의 대응을 상세히 설명했다. 실종 사건이 최초 발생한 다음 날인 22일 오후 6시 36분에 청와대가 '어업 관리단 직원이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 측이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했다'는 첩보를 확보해 문 대통령에게 첫 서면 보고가 이뤄졌다. 이후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에 북한이 실종 공무원을 사살한 후 시신을 불태워 훼손했다는 첩보가 추가로 입수됐고, 이에 다음날인 23일 새벽 1시에서 2시 30분까지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첩보의 신빙성에 대한 분석과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이 대면으로 최종 보고를 받은 시각은 23일 오전 8시 30분에서 9시 사이로, 당시 문 대통령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한에도 확인하라. 만약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북한에 추가 확인을 위해 유엔사를 통해 해당 사건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의 입장을 정리하고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북한의 이번 행위를 규탄하면서도 9·19 군사합의 위반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9·19 남북군사합의에는 완충 구역이라 돼 있다. 위반은 아니라 판단하고 있다"며 "(9·19 합의는) 해상완충구역에서 해상 군사 훈련이나 중화기의 사격 같은 것들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 부분 하나하나에 대한 위반은 아니라는 뜻이고, 전체적으로 남북 간 적대행위가 신뢰 구축을 해나가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종전선언'을 언급할 때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냐는 질문에 "정부 발표의 신뢰성 확보와 사실관계 파악에 대한 검증 과정에 시간이 소요됐다"며 제안이 현재도 유효하냐는 질문에 "사고가 있었지만 남북관계는 지속 되고 또 앞으로 견지돼야 하는 관계"라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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