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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으로 기계 움직인다"…'인공시냅스'와 '신경세포' 연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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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상경 작성일20-06-16 17:5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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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연구진, 인공시냅스로 살아있는 신경 세포 신호받는 기술 개발
뇌와 기계 화학적 연결은 기초단계…뇌파 활용한 방법은 응용 개발 중
이번 연구에 참가한 알베르토 살레오(Alberto Salleo) 스탠퍼드 재료과학 및 공학과 교수(왼쪽)와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인 스콧 킨(Scott Keene)이 인공 시냅스의 특성을 보고 있다. (스탠포드 뉴스 서비스 소속 엘. 에이. 시세로(L.A. Cicero)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인공 시냅스' 기술은 인공 뇌와 같은 인공 신경계 제작, 생체 뇌와 기계 정보 교환의 기초가 된다. 해외 연구진이 인공 시냅스와 신경세포의 연결 및 신호전달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생각만으로 기계를 움직이는 뇌와 기계 상호작용 기술 진보로 평가된다.

미국과 이탈리아, 네덜란드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16일(한국시간) 살아있는 신경세포의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인공 시냅스(synapse) 구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뇌와 신경계를 이루는 신경세포(뉴런)들이 서로 만나 신호를 주고 받는 지점을 시냅스라고 부른다. 신경세포를 타고 온 전기신호는 신경세포 끝에서 신경전달 물질을 분비하게 만들고 이 물질이 다음 신경세포를 자극해 신호를 전달한다.

이들이 만든 인공 시냅스는 전해질 용액으로 채워진 도랑과 도랑 양 끝에 고분자 전극이 전해질 용액에 담긴 형태로 구성됐다. 전해질 용액은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호가 전해지는 통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위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방출하는 쥐의 신경 세포를 사용했다. 한쪽 전극에 살아있는 신경 세포를 올려두고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든다. 그러면 도파민이 전극과 반응해 이온을 생성하고 그 이온이 전해질을 타고 이동해 다른 전극의 전기전도성을 바꾼다. 즉 살아있는 신경세포에서 나오는 화학적 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전달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스탠퍼드 대학 알베르토 살레오 교수 연구진은 2017년 뇌의 신경을 모방한 인공 시냅스를 만들었고 2019년에는 인공 시냅스를 서로 연결해 뇌의 신경 작용을 모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그 연장선 위에서 살아있는 세포와 인공시냅스의 연결 가능성을 증명했다.

살레오 교수는 "이번 연구의 특징은 살아있는 (신경) 세포와 상호작용하는 재료를 만든 것"이라며 "뇌와 기계 상호작용(Brain Machine Interface)의 아주 작은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뇌·기계 상호작용은 뇌와 기계가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생각만으로 기계를 움직이는 기술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금까지의 기술은 뇌의 전기적 활동의 결과물인 '뇌파'와 같은 전기적 신호를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세포의 화학 신호를 전기적으로 바뀌어내는 소재를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결과를 응용하기 위해서는 작동 과정 연구 및 다른 신경물질 반응 실험, 생체 환경 적용 시험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는 스탠퍼드 대학 전자 재료 공학 연구소의 알베르토 살레오(Alberto Salleo) 연구진과 이탈리아 기술연구소(IIT)의 프란세스카 산토로(Francesca Santoro),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기술 대학의 요어리 반데 데 벌트(Yoeri van de Burgt) 연구진이 함께했으며 연구 결과는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 News1 DB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신경 세포의 화학적 신호 전달을 인공적으로 만든 기초 단계 연구다. 반면 뇌 컴퓨터 연결분야에서는 뇌의 전기적 신호인 뇌파를 이용하는 방식이 상당한 진척을 이룬 상태다. 뇌파를 치료에 이용하는 연구는 주로 뇌전증이나 뇌의 기능 이상을 고치기 위해 이뤄졌다. 신체 절단이나 마비 환자가 몸에 장착한 보조기구를 생각으로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목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현재에는 치료·재활 목적 외의 두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뇌의 전기 신호를 읽는 방법을 크게 나누면 머리나 신체 외부에서 전극을 부착하는 비침습적 방법과 전극을 뇌에 장착해 신호를 읽어내는 침습적 방법, 두개골과 뇌 사이에 장치를 넣어 신호를 읽어내는 부분 침습적 방법이 있다. 침습적 방법은 신체 거부반응과 뇌에 미칠 잠재적 위험이라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고 비침습적 방법은 세밀한 뇌파 신호와 잡신호를 구분해내야 한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는 인체에 전자 장치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전극 이식을 통한 컴퓨터 연결 실험부터 부작용이 적은 인체 이식 기술 개발까지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뉴럴링크는 뇌파 인식을 위한 유연한 전선을 재봉틀 비슷한 기계를 이용해 두뇌에 이식시키고 뇌에서 나오는 생체 신호를 귀에 이식된 분석 장치로 모은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뉴럴링크가 지난해 7월 2020년 인간 대상 실험을 발표한데 이어 일론 머스크는 2월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뉴럴링크가 이르면 2020년 내에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이식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은 2017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뇌파로 단어를 입력하게 만드는 장치에 대한 구상을 발표하고 연구·개발에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비침습적 신경 신호 인식 플랫폼을 개발하는 컨트롤 랩스(CTRL-Labs)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 기업은 팔에 입는 장치를 통해 신경 신호 등을 읽어 기초적인 컴퓨터 조작에 응용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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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박자박 소읍탐방]<65>한라산 중산간에 숨겨진 원시림, 서귀포 치유의 숲

한라산 남측 중산간에 위치한 서귀포 치유의 숲은 하루 300명으로 입장객을 제한하고 있어 코로나19 시대에 거리 두기에 적합한 휴식처다. 녹색으로 가득한 원시림을 걷고 나면 자연으로부터 푸짐하게 대접받은 느낌을 받는다. 서귀포=최흥수 기자
겉으로 드러난 생채기는 쉽게 아물지만, 마음의 상처는 오래 남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길고도 깊다. ‘마음 치유’라는 말이 요즘처럼 절실히 와닿는 때도 없을 듯하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붐비는 제주에서 잠시나마 ‘코로나 우울증’을 떨쳐내기 좋은 곳이다. 한라산 남측 해발 500m 언저리의 원시림으로 예약을 통해 하루 3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놀멍쉬멍(놀면서 쉬면서) 엄부랑(엄청난) 치유 숲길


숲에서 맞는 가랑비는 녹색 샤워다. 이른 장마가 시작된 지난 11일 비 예보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서귀포 치유의 숲(이하 치유의 숲)을 찾았다. 안개비라도 뿌리면 숲의 분위기가 더욱 좋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4시간을 머무는 동안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태풍이 아니면 제주의 일기예보는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제주어로 쓴 치유의 숲 안내판. 탐방로 명칭도 모두 정감 어린 제주어로 지어 하나씩 그 뜻을 새겨보는 것도 재미다.

치유의 숲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건 낯선 제주어 안내판이다. ‘뎅기는 질 아니우다’ ‘셋도질 허지 말게양’ 등의 표지판은 ‘탐방로 아님’ ‘정문 매표소를 통해 입장하세요’라는 공식적인 표현보다 살갑고 정감이 넘친다.

이 정도면 감을 잡겠는데, 치유의 숲 안내도를 보면 잠시 혼란스럽다. 산책로가 많을 뿐만 아니라 모든 숲길 명칭이 제주어로만 쓰여 있다. 방문자센터에서 힐링센터까지 약 1.9km 가멍오멍(가며 오며) 숲길을 중심으로 여러 갈래의 샛길이 연결돼 있다. 가베또롱(가뿐한), 벤조롱(산뜻한), 오고생이(있는 그대로), 엄부랑(엄청난), 산도록(시원한) 숲길…. 단어는 입에 착착 감기지만 어감으로 그 뜻을 유추하기는 쉽지 않다. 본격적으로 숲길 산책을 하기 전 방문자센터에서 꼭 안내책자를 챙기는 게 좋겠다.

숲 입구의 치유샘. 통나무 홈통에 고인 물에 팔과 얼굴을 담그는 것이 치유의 숲과의 첫만남이다.통나무 홈통에 고인 물에 두 팔을 담그면 청량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진다.치유의 숲 입구의 일부 구간엔 무장애 목재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숲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맛보기 코스다.
입구 오른편으로 들어서면 250m 가량 목재 덱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무장애 탐방 시설이자 숲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맛보기 숲이다. 가장 먼저 돌 틈 사이 호스에서 조르륵 떨어지는 ‘치유샘’을 만난다. 대나무 호스에서 떨어진 물은 여물통처럼 커다란 통나무 홈통을 타고 흐른다. 두 팔 걷어붙이고 홈통에 팔꿈치와 얼굴을 담근다. 치유의 숲과의 첫 만남이다. 그런 다음 두 손 모아 샘물을 받아 마신다. 목을 넘긴 청량함이 온몸으로 번진다. 숲의 기운을 제대로 받기 위한 일종의 준비 의식이다.

힐링센터까지 이어지는 가멍오멍 숲길은 차량이 지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편안하다. 1.9km를 걸으며 해발고도가 160m가량 높아지는 완만한 길이다. 산책로가 많지만 치유의 숲은 걷기보다 쉬기에 더 신경을 쓴 휴식처다. 중간중간에 쉼팡(쉼터)이 있다. 아름드리 편백과 삼나무 그늘 아래 통나무 의자나 누워 쉴 수 있는 나무 벤치가 놓여 있다. 숲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살갗을 간질이고, 하늘을 덮은 나뭇가지에서 초록이 뚝뚝 떨어진다. 나무와 한 몸이 된 바위에도 생명이 가득하다. 마삭줄과 콩짜개덩굴이 뒤덮은 화산암은 어떤 조각가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정원석이다. 숲 전체가 거대한 자연 정원이나 마찬가지다.

드론에서 본 치유의 숲. 가장 넓은 가멍오멍 숲길도 실오라기처럼 보인다. 다른 탐방로에는 거의 햇빛이 들지 않는다.서귀포 치유의 숲은 걷기보다 쉬기 좋은 곳이다. 탐방로 곳곳에 앉거나 누울 수 있는 쉼팡(쉼터)가 있다.방화벽으로 쌓은 돌담을 따라 걷는 가베또롱 숲길. 실제는 사진보다 어두컴컴하다.
가멍오멍 숲길에서 샛길로 빠지면 비밀의 숲처럼 한라산의 원시림이 펼쳐진다. 방문자센터에서 약 1km 지점에서 연결된 가베또롱과 엄부랑 숲길은 놓치지 말고 꼭 가봐야 할 코스다.

가베또롱 숲길은 길다란 잣성(돌담)을 따라 연결된다. 100여년 전만 해도 이 숲에는 사람이 살았다. 나무를 잘라 버섯을 기르고, 숯을 굽고, 말을 친 흔적이 곳곳에 돌담으로 남아 있다. 가베또롱 숲길의 돌담은 일직선에 가깝다. 산불이 발생할 경우 저지선 역할을 하는 일종의 방화벽이다. 마을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둥그런 돌담 안에는 키 큰 삼나무가 자라고 현재 쉼팡으로 이용된다.

방문자센터 벽면에 걸개그림으로 장식된 ‘엄부랑할망낭’도 이 숲길에 있다. ‘엄청나게 큰 할머니 나무’라는 뜻으로 수령 200년 정도된 붉가시나무다. 한라산 중산간의 식생을 가장 잘 보여주는 나무이기 때문에 치유의 숲에서 상징적인 존재로 여긴다. 화산암석에 뿌리 내린 줄기는 2~3m 높이에서 춤을 추듯 가지를 뻗고 있다. 양은영 서귀포시 산림치유지도사는 “하늘과 대지의 기운을 연결해주는 숲의 정령”이라고 표현한다. 따로 표지판을 세워놓지 않아 찾기가 어렵지만 주변을 지난다면 틀림없이 ‘바로 이 나무구나’라고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

가베또롱과 엄부랑 숲길 사이의 엄부랑할망낭. 치유의 숲에서는 숲과 대지를 이어주는 상징적인 나무로 꼽고 있다.아름드리 삼나무 사이를 걷는 엄부랑 숲길. 엄청나게 큰 숲이라는 의미다.나무 줄기를 감싸고 있는 초록 이끼가 신비로움을 더한다. 밀림에 가까워 길을 잃을까 걱정되는데 야자 매트가 깔린 산책로만 따라 걸으면 큰길과 만난다.오고생이 숲길과 엄부랑 숲길이 교차하는 곳. 이름처럼 있는 그대로의 엄청난 숲이다.

엄부랑 숲길은 가베또롱 숲길에서 갈래를 친다. 이름처럼 엄청나게 큰 삼나무가 숲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1930년대에 심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람의 간섭을 최소화한 오고생이(있는 그대로) 숲이다. 하늘로 쭉쭉 뻗은 줄기엔 초록 이끼가 얇게 감싸고 있어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숲 한쪽 ‘숨골’에선 끊임없이 냉기가 스며 나와 바닥에 엷은 안개가 퍼진다. 숨골은 용암동굴의 천장이 무너지면서 지하 공간과 지표가 연결된 일종의 숨구멍이다. 흙보다 바위가 많은 화산섬 제주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지형이다.

주민들이 거주했던 원형 돌담 안에도 삼나무가 하늘 높이 자랐다. 지금은 쉼팡으로 이용되고 있다.엄부랑 숲길 초입의 숨골. 서늘한 냉기가 뿜어져 나와 주변에 옅은 안개가 깔린다.여러 갈래의 탐방로는 결국 가장 큰길인 가멍오멍 숲길과 만난다. 쉽고 편한 길이지만 치유의 숲을 제대로 느끼려면 샛길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이 숲길에 들어서면 해뜨기 전 새벽녘처럼 어두컴컴하다. 동백을 비롯해 조록나무, 붉가시나무, 황칠나무, 굴거리나무 군락이 하늘을 가려 햇볕이 거의 들지 않는다. 진하게 풍기는 특유의 숲 내음 속에 이따금 달콤함이 코끝을 스친다. 이맘때면 마삭줄과 이나무의 하얀 꽃 향기가 섞여 있다.

엄부랑, 가베또롱, 오고생이 숲길 안에는 이정표가 거의 없어 혹시라도 길을 잃지 않을까 슬며시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야자 매트 산책길만 따라 걸으면 곧 큰길과 만나게 된다. 이렇게 두어 시간 숲길 산책이 끝나면 몸은 가뿐해지고 마음은 뿌듯해진다. 자연으로부터 큰 대접을 받은 듯하다.


◇치유의 숲의 화룡점정 ‘차롱밥상’


그늘 짙은 녹색 숲에서 도시락을 먹는 기분은 어떨까? ‘차롱치유밥상’은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다.

차롱은 대나무로 만든 그릇으로 뚜껑이 있는 게 특징이다. 밭이나 숲에 갈 때 음식을 담아 가면 통풍이 잘 돼 쉬지 않았고, 나무에 걸어두면 벌레가 꼬이는 것도 막을 수 있었다. 일종의 대나무 도시락인 셈이다. 차롱보다 큰 ‘구덕’은 물건을 담거나 운반할 때 사용했다. 육지의 대바구니와 달리 직육면체 모양으로 바닥이 깊어 애기를 눕히고 재우는 ‘애기구덕’도 있다. 그만큼 제주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물건이었다.

제주 특유의 대바구니인 차롱에 정성스럽게 담긴 ‘차롱치유밥상’.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만 맛볼 수 있는 호사다.차롱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가 치유의 숲에서 ‘차롱치유밥상’을 기획하면서 기능보유자인 김창희씨에 의해 부활했다.
그러나 2014년 치유의 숲에서 차롱밥상을 준비할 무렵에는 값싼 플라스틱 제품에 밀려 차롱이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차롱을 만들 수 있는 사람도 단 한 명뿐이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만드는 과정이 까탈스럽다. 음력 10월부터 이듬해 정월 사이, 그것도 물때가 조금일 때 벤 대나무를 두 달이나 말려야 재료가 확보된다. 보통 대바구니는 5년을 넘기기 힘들지만, 이렇게 제작한 차롱은 80년까지 간다고 한다. 유일한 차롱 기능보유자인 김창희(84)씨는 현재 무형문화재에 이름을 올렸다.

차롱밥상이 더 특별한 이유는 주민들과 나누기 때문이다. 차롱밥상의 음식은 모두 인근 포근동 주민회에서 만든다. 치유의 숲이 관광객과 주민을 연결하는 매개인 셈이다. 뚜껑을 열면 제주 전통 빙떡과 전복꼬치구이, 삶은 고구마, 호박전, 귤, 계란말이와 주먹밥까지 제주의 맛이 차곡차곡 들어차 있다.

차롱 맨 아래에 각기 다른 재료로 뭉친 주먹밥 세 덩어리가 놓여 있다.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밥상이다.
제일 위에 얹은 빙떡은 딱히 맛이 어떻다고 표현하기 애매하다. 묽은 메밀가루 반죽에 무채나물을 얹어 말았으니 그냥 심심하다고 할 밖에 없는데, 제주 주민들은 그 오묘한 맛이 중독성이 있다고 한다. 앞 접시 대용으로 쓰는 뚜껑에 내용물을 하나씩 꺼내 놓으면 맨 아래에 세 덩어리 주먹밥이 보물처럼 놓여 있다. 각기 다른 곡물로 조리해 깻잎으로 감쌌다. 여기에 된장국과 깍두기가 별도로 제공된다. 맛도 맛이지만 그 정성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차롱치유밥상을 맛보려면 최소 3일 전에 예약(064-739-1939)해야 한다. 하나에 1만7,000원이다. 숲 탐방 예약은 인터넷(eticket.seogwipo.go.kr)에서 할 수 있다. 성인 1,000원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코스에 마을해설사가 동행하지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코스만 동행한다. 나무 체조, 숲 놀이, 명상과 호흡 등으로 구성된 산림치유프로그램은 1인 2만원이다.


◇서귀포의 새 명물, 새연교와 올레시장


치유의 숲에서 서귀포 시내까지는 약 8km 거리다. 서귀포항과 바로 앞 새섬을 연결하는 도보 다리인 새연교가 최근 음악분수 가동에 들어갔다. 매일 오후 8시30분부터 20분간 경쾌한 음악에 맞춰 다리 하단에서 항구로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는다. 새연교는 한국관광공사의 ‘야간관광 100선’에도 선정된 곳이다. 해질 무렵 범섬 주위로 펼쳐지는 노을도 아름답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는 다리’라는 해석답게 분위기 내기 좋은 산책 코스다.

서귀포항에서 새섬으로 연결된 새연교에서 매일 밤 음악분수 쇼가 펼쳐진다.새연교 음악분수는 다리 하단에서 서귀포항으로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는다.서귀포 올레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꽁치김밥.
인근 서귀포 올레시장은 관광객에 특화된 시장이다. 대게모듬튀김, 꽁치김밥, 제주감귤타르트 등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간식거리가 가득하다. 렌터카 여행객이 많은 점을 감안해 시장과 바로 연결된 주차장을 갖췄고, 숙소에서 먹을 수 있도록 회를 포장 판매하는 점포도 많다.

서귀포=글ㆍ사진 최흥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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