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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지난 14일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모두 3% 넘게 급락했고, S&P500지수도 3% 가까이 하락했다. 폭락 장세는 미국 장·단기 채권 금리가 역전하며 촉발됐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2년물 단기채 금리 밑으로 떨어졌다. 장기채는 만기가 긴 만큼 통상 단기채보다 금리가 높다. 하지만 경기 전망이 극도로 불안해지면 장·단기채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세계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4.8%에 그쳤다. 2002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장기화하며 중국 제조업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소매판매 증가율도 지난달 7.6%로 전월보다 2.2%포인트 하락하며 전방위적으로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 탄탄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비교적 잘 버티고 있던 독일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수출이 줄고 자동차 등 주력 업종 실적이 저조한 탓이다. 여기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타격을 받은 것이다.

아시아와 유럽의 성장 축이었던 중국과 독일 경제가 흔들리면서 글로벌 불황의 먹구름은 더욱 짙어졌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거대한 폭풍우를 예고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글로벌 경제 침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만성적인 소비와 투자 부진 속에 지난해 말부터는 경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까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서면서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완만한 감속 성장이 아니라 급격한 성장률 추락 가능성까지 상정하고 경제 운용의 틀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을 수출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와 구조조정이 급하다. 한일 경제전쟁에 정신을 쏟다 글로벌 불황의 전조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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