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 홍콩시위대 만나라"… 중국은 진압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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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하던 트럼프 적극 개입 "인도적 방법으로 해결 원해"
시진핑에 "만날까?" 트윗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미·중 무역 협상보다 홍콩 사태 해결이 먼저라며 적극 개입 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국무부, 미 의회는 일제히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15일 홍콩과 접한 중국 선전에서는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 수천명이 진압 훈련을 하는 등 무력시위가 계속됐고 중국 매체들은 홍콩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맹비난하며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8일 홍콩 범민주 진영이 개최하는 대규모 주말 집회가 홍콩 사태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의 군용 트럭과 장갑차들이 15일 홍콩 인근 도시인 중국 광둥성 선전의 한 스포츠 스타디움에 줄지어 서 있다. AFP통신은 이날 "홍콩과 불과 7㎞ 떨어진 선전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중국 무장경찰 수천명이 경기장 내부에 장갑차를 배치하고 붉은 깃발을 흔들며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시진핑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히, 인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길 원한다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무역) 협상을 타결짓고 싶어 한다. 그들이 먼저 홍콩을 인도적으로 다루도록 하자"고 말했다. 홍콩 사태가 해소될 때까지 무역 협상을 미룰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만날까(Personal meeting)?"라고 써 시 주석과의 일대일 회동 의사까지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는 또 15일 트위터에서 "시 주석이 직접 개인적으로 시위대와 만나면 홍콩 문제가 행복하고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콩 사태를 "홍콩과 중국 사이의 일"이라고 방관하던 지난 1일 입장과 달리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홍콩 사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며 건의는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볼턴 보좌관은 중국에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미국은 1989년 톈안먼 광장을 기억하고 있다"며 "중국이 홍콩에서 그와 같은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홍콩 접경을 따라 (이뤄지는) 중국의 준군사적 움직임에 깊이 우려한다"고 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엘리엇 엥걸(민주) 위원장과 마이클 매콜(공화) 간사도 "홍콩 시위자들에 대한 어떠한 폭력적인 탄압도 실수가 될 것"이라고 중국에 경고했다.

그러나 15일 AFP통신은 "홍콩에서 7㎞ 떨어진 선전의 한 스타디움에서 중국 무장경찰 수천명이 경기장 안에 장갑차를 배치하고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이날 촬영한 동영상을 게재했다. 위챗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대규모 장갑차 행렬을 봤다"는 네티즌들의 목격담과 동영상이 잇따랐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15일에도 홍콩 시위대의 중국인 폭행 사건 등을 '흑색 테러' '색깔 혁명' '나치의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류샤오밍 주영 중국 대사는 이날 "홍콩 상황이 추가로 악화하면 중국 중앙정부는 수수방관하면서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언론들의 경각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국무원(행정부) 자문역인 중국 인민대 스인훙 교수를 인용해 "중국이 홍콩을 직접 장악할 경우 미국 등과의 관계 악화와 홍콩의 위상 붕괴 등 리스크가 너무 크다"면서도 "폭력과 혼란이 계속된다면 (중국이 직접 개입하는) 그 지점에서 멀지 않은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콩 빈과일보는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최근 무력 개입 대신 준엄한 법 집행으로 홍콩 시위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의 범민주 진영은 18일 최소 40만명이 참가하는 주말 집회를 예고했다. 만약 이번에도 과격 시위가 되풀이된다면, 중국 무장경찰이 무력 태세를 과시하는 수준을 넘어선 단계의 행동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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