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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 인류, 약 30만년 전 구석기 때 이미 돌 달궈 석기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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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빈동솔 작성일20-10-06 03: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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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셈 동굴 차돌 돌날·격지 등서 의도적 가열 흔적 확인

차돌 돌날(오른쪽)과 격지
['네이처 인류 행동' 논문 캡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구석기 시대의 선사 인류가 석기를 만들기 위해 단순히 돌을 쪼개고 떼기만 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 구석기시대 말기에 이미 돌을 떼기 쉽게 하려고 불에 달궈 석기를 만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의 필리페 나탈리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텔아비브 인근 케셈 동굴에서 발굴된 약 30만년 된 석기를 분석한 결과, 의도적으로 불을 이용해 만든 흔적을 발견해 과학 저널 '네이처 인류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에서 사람족(hominins)이 불을 이용해 원재료를 가공하는 것은 중대한 발견 중의 하나로 꼽힌다. 지금의 중동 및 지중해 연안인 레반트 지역에서는 전기 구석기 말기(약 42만~20만년 전)에 석영의 일종인 수석(燧石·flint·차돌)으로 체계적인 석기가 제작됐다는 증거가 앞선 연구를 통해 보고된 바 있다.

케셈 동굴은 전기 구석기 말기 레반트 지역의 대표적 선사 유적지로 꼽히는 곳으로, 광범위하고 일상적인 불의 사용과 돌날(blade)의 대량 생산 등을 나타내는 중요한 고고학적 증거가 많이 발굴됐다.

케셈 동굴 입구
['네이처 인류 행동' 논문 캡처]


이곳에서 발굴된 차돌 석기 중 일부가 불에 그을린 흔적을 갖고 있어 불에 노출됐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불에 탄 흔적이 석기 사용 과정에서 우연히 생긴 것인지 아니면 석기를 용도에 맞게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의도를 갖고 불에 달군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아 왔다.

석기 재료로 흔히 활용되는 차돌은 불에 달구면 파괴인성이 줄어들어 뗀석기를 만들기가 수월해진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라만분광기를 동원하고 컴퓨터 기계학습을 활용해 그을음 흔적이 있는 석기들에 가해진 불의 온도를 추정했다.

그 결과, 돌날은 259도로 가열돼 격지(flakes)에 가해진 413도보다 낮은 온도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굴에서 발견된 수석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동그란 파편(potlid)은 약 447도의 열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파편이나 미세균열은 과도한 열로 인해 수석의 구조가 파괴될 때 생긴다.

연구팀은 비슷한 가열 조건을 만들어 한 실험에서 차돌의 가열 온도를 맞추는 것이 돌날 제작을 향상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토대로 레반트의 사람족이 석기 제작을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온도로 수석에 열을 가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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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사진) 전 대법원장이 2003년 4차 사법파동의 경험으로 우리법연구회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불쾌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남용희 기자

전 행정처 심의관 법정 증언…'인사모 와해'의 전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관 임명 제청에서 한차례 고배를 마신 것 때문에 김명수 대법원장과 우리법연구회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사법농단 사태의 한 축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의혹의 배경이 되는 셈이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속행 공판에는 김민수 전 법원행정처 기획제1심의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김 전 심의관은 2016년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제1심의관으로 근무하며 임 전 차장의 지시로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방안이 담긴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양승태 대법원의 수뇌부들은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고, 연구회 소멸을 도모했다. 양승태 대법원의 역점 사업인 상고법원 제도를 비롯해 사법행정에 비판적 태도를 취했다는 이유다.

이날 김 전 심의관의 증언에 따르면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의혹은 양 전 대법원장과 우리법연구회의 악연에서 비롯한다. 2011년 8월 설립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발기인들은 대부분 우리법연구회 소속 법관들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에 '트라우마'가 있었고, 그 부정적 감정이 국제인권법연구회까지 번졌다는 설명이다.

검사: 증인은 2003년경 우리법연구회가 주도한 사법파동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이 김 대법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가 매우 신랄하게 비판해 불쾌감을 느꼈고, 결국 (대법관이 아닌) 특허법원장으로 가게 된 양 전 대법원장으로선 김 대법원장과 우리법연구회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임 전 차장에게 들었다고 진술하셨습니다. 맞습니까?

김 전 심의관: 네, 맞습니다.

2003년은 양 전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근무하며 대법관 임명 제청을 눈앞에 둔 시기였다. 하지만 대법관의 단꿈은 7개월 만에 끝나고 말았다. 같은 해 8월 법관들이 기수와 서열에 따른 경직된 대법관 임명 제청 문화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제4차 사법파동이었다.

4차 사법파동을 이끈 법관들은 대부분 우리법연구회 소속 법관들이었다. 사법파동의 계기가 된 건 전국 법관 대표회의였다. 법원행정처 차장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양 전 대법원장은 그곳에서 김 대법원장을 마주했다. 당시 수원지법 부장판사였던 김 대법원장은 법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대법관 인사를 왜 이렇게 하느냐"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양 전 대법원장으로선 불쾌함을 안고 특허법원장직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돌고 돌아 사법부 수장직을 거머쥔 양 전 대법원장은 이런 트라우마가 있는 우리법연구회와 회원이 상당수 겹치는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연구회를 소멸시킬 방안을 모색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언이다.

김명수(사진)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으로, 법관 시절 경직된 대법관 임명 제청 제도를 정면 비판한 전력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양 전 대법원장 등 대법원 수뇌부들의 와해 방안 모색 지시는 임 전 차장에게까지 내려졌고 실무는 김 전 심의관과 같은 심의관들의 몫이었다는 것이 공소사실이다.

김 전 심의관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2016년 3월 '전문분야 연구회 구조 개편 방안'이라는 문건을 생산했다. 임 전 차장이 남긴 포스트잇 형식 메모와 그의 구두 설명 등을 오롯이 담아낸 문건이었다. 그의 동료들 역시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 방안', '전문분야 연구회 개선 방안' 등의 문건을 써 내려갔다.

이 문건들의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규모를 줄여 나아가 소멸하게 하려는 묘책이 담겼다.

연구회 중복 가입자를 정리해 최근에 만들어진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들이 탈퇴하게 하거나, 젊은 법관들의 관심을 끌만한 다른 연구회를 만들어 회원들의 관심을 돌리는 방안 등이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소모임인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도 그 대상이었다.

임 전 차장 측은 이 같은 내용은 국제인권법연구회와 같은 전문분야 연구회 구조를 개편할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시대가 변한 만큼 법관들의 연구회 구조도 전면 개편이 필요해 논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또한 문건에 기재된 중복 가입자 정리 방안 등이 실행에 옮겨진 적도 없다고 변론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당시 자신이 주재한 실장급 회의에서 조금 화난 목소리로 "이 문제는 더 이상 꺼내지 말자"라며 '무대응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김 전 심의관은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려는 변호인의 물음에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를 '와해하겠다'라는 방안은 제 문건에 없었다. 이 모임을 와해하라는 명시적 지시 역시 받은 적 없다"라고 동의했다. 임 전 차장이 실장 회의에서 무대응 결론을 내렸다는 것에는 "몰랐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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