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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첫 노벨 '화학상' 수상할까…현택환 교수 유력 후보 거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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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님햇 작성일20-10-07 12:2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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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 선정
나노입자의 표준합성법 개발 공로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노벨상 발표가 5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한국인이 노벨화학상 유력 후보로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7일 발표되는 화학상 후보로 거론된 서울대 석좌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단장인 현택환 교수가 과학분야에서 첫 한국인 수상자의 영광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택환 교수는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예측한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크기가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 합성할 수 있는 ‘승온법’ 개발로 나노입자의 응용성을 확대한 공로다.

현 교수는 “서울대 교수로 임용될 당시 미국 박사과정에서 연구해왔던 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자는 결심을 했고, 그 당시에 떠오르던 나노과학 분야 연구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20년 넘게 나노과학 분야를 연구해온 세계적 석학이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으로 원하는 크기의 균일한 나노입자를 만들어낼 방법을 고안해냈다. 기존 방식으로 나노물질을 합성하면, 입자의 크기가 저마다 다르게 생산돼 필요한 크기의 입자만 골라 사용해야 했다. 그는 다양한 시도 끝에 실온에서 서서히 가열하는 승온법으로 균일한 나노입자 합성에 성공했다. 이 연구는 2001년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됐으며, 현재까지 1660회 인용됐다.

현 교수는 승온법의 산업적 응용을 위한 원천기술도 개발했다. 균일한 나노입자의 대량 합성 방법을 개발하여 2004년 12월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3000회 인용)’에 발표했다. 승온법은 현재 전 세계 실험실뿐만 아니라 화학 공장에서도 표준 나노입자 합성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는 2012년 기초과학연구원(IBS)에 합류해 나노입자 연구단을 이끌고 있다. 올해는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주요 학술지에 우수한 연구성과들을 연달아 발표하며 국제 과학계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현 교수는 “묵묵히 함께 연구를 해 온 제자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했던 동료과학자들의 도움, 그리고 장기간 한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할 수 있었던 상황 덕분에 이 같은 영예를 얻을 수 있었다”며 “연구자를 믿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원해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노벨상은 전날 생리의학상 시작으로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순으로 수상자를 발표한다.매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던 노벨상 시상식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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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태일이 1970년 10월 노동청에 제출한 진정서에 직접 적은 글. 전태일재단 제공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1970년 11월13일, 서울 청계천에서 한 청년이 스스로의 몸에 불을 당기며 이렇게 외쳤습니다. 그의 이름은 전태일.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일하던 그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직접 보고 겪었습니다. 십대 초중반 여공들이 점심까지 굶어 가며 하루 종일 일하고, 형편없는 일당을 챙겨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 속에 불이 일었습니다. 밤을 새워 근로기준법을 공부했지만 법과 동떨어진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습니다. 11월 ‘근로기준법 화형식’에서 자기 몸에 불을 붙이며 외친 그의 말은 ‘글로 쓰여진 법이라도 지키라’는 처절한 일갈이었습니다.

전태일이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경향신문은 그가 일했던 평화시장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세상에 처음 알렸습니다. 50년 전 이날 경향신문 사회면 톱에 걸린 ‘골방서 하루 16시간 노동’이라는 기사입니다.

1970년 10월7일 경향신문
“나어린(나이 어린) 여자 등이 좁은 방에서 하루 최고 16시간이나 고된 일을 하며 보잘 것 없는 보수에 직업병까지 얻고 있어 근로기준법을 무색케 하고 있다.” 기사의 첫 줄입니다. 기사가 전하는 평화시장의 노동실태는 끔찍했습니다. 한 업체는 2평 정도 작업장에 15명을 욱여넣고 일을 시켰습니다. 그나마도 한 층을 두 층으로 나눠서, 작업장의 높이는 1.6m밖에 안 됐다고 합니다.

허리도 펴기 힘든 좁은 방에서 여공들은 하루 13~16시간 일해야 했습니다. 쉬는 날은 한 달에 두 번, 첫째 주와 셋째 주 일요일이었습니다. 환기도 되지 않는 곳에서 종일 옷감의 먼지를 들이마시다 보니 폐결핵과 위장병을 달고 살았습니다. 기사는 “성장기에 있는 소녀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노동자 대부분이 노동청의 건강진단을 한 번도 받지 못했습니다. 기사가 나오기 1년 전인 1969년에 건강진단이 있었지만 1개 공장에서 2~3명 정도만 받았다고 합니다.

충격적인 노동실태를 세상에 처음 알린 이 기사의 출처가 다름 아닌 전태일입니다. 기사가 나오기 하루 전인 10월6일, 전태일이 회장을 맡았던 ‘삼동친목회’는 노동청에 ‘평화시장 피복제품상 종업원 근로조건개선 진정서’를 냈습니다. 평화시장 노동자들이 작성한 설문지 126장이 동봉됐습니다. 경향신문 기사는 이 진정서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고 조영래 변호사의 ‘전태일 평전’은 기사가 난 그날을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군데군데에 노동자들이 몰려서서 신문 한 장을 두고 서로 어깨너머로 읽으면서 웅성거렸다. …(중략)… 신문이라고 하는 것은 높은 사람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 바로 그들이, 바로 그 신문에 하찮은 쓰레기 인간들인 자신들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이라도 하듯 실려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그것은 통곡과 탄식과 울분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노동청은 뒤늦게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근로감독관이 다녀가도 평화시장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답답해진 전태일은 삼동친목회 친구들에게 11월13일 ‘근로기준법 화형식’ 시위를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있으나 마나 한 법을 불태워버리자는 뜻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겐 ‘내가 외치는 구호를 따라 외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 전태일은 그날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였습니다. 그의 나이 스물둘이었습니다.

2018년 12월11일 오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설비를 점검하다 숨긴 하청업체 노동자 김용균씨(24)가 생전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이태성 간사 제공
그의 죽음 이후 노동운동은 대전환을 맞았습니다. 청계피복노조가 출범하고, 침묵하던 다른 노동자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50년이 흘렀습니다. 좋아진 것도 있지만, 전태일이 진정 꿈꾸던 세상은 아직 먼 이야기 같습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는 2020명에 달했습니다. 하루 평균 7명이 산재로 목숨을 잃은 것이죠. “일하다 죽지 않아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독 전태일의 이름이 많이 보입니다. 얼마 전 국회 온라인 국민동의청원을 통과한 ‘전태일 3법’ 때문입니다.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11조’,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는 ‘노조법 제2조’, 산업재해를 일으킨 회사를 강하게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그 내용입니다. 3개 법 모두 10만 동의를 넘겨 해당 상임위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50년 시간을 건너온 전태일의 외침에, 정치는 응답할까요?

조해람 기자 [email protected]


▶ 장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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